<망자의 쓸쓸한 겨울을 위하여>
오늘도 여지없이
늘 하던 그대로 카메라를 들고 집을 나선다
엇그제 여름이였는데 가을은 실종되고 이제 겨울이다
날씨가 제법 차갑다
하지만 꽃쟁이 하는 일이 늘 그렇치 아니한가 ?
꽃이 없는 줄 알면서 그저 차를 몰고 나서지 않으면
몸이 수시고 온통 허리가 아프다
그렇치 않으면
하루종일 집에서 뒹글 둥글 거려야한다.
그러다 그게 지루하고 따분하면 어지없이 막걸리 한잔에 시간을 보내곤 한다.
그러다 보면 그 하루는 그저 무의미하게 지나고 만다.
그래서 늘 나는 주말이면 차를 몰고 길을 나선다.
그리곤 그날
어느오름에 혹시나 철없는 꽃향유라고 볼수 있으려나 하는 마음에
터벅터벅 오름을 향해 걸어본다.
참 오랜만에 오른 오름이다.
그러나
꽃은 이미 다 내년을 준비하고 있었다.
오름을 내려온 나는 또다른 곳을 향하여 차를 몰아본다.
그리곤
어는 바닷가 정자에서 라면을 끓이고 한끼 식사를 해결해본다.
그후 다시 차를 되돌려 왔던 길로 다시 되돌아 가본다.
이 역시 시간을 죽이기 위함이다
그래서 그전에 늘 늦게 피여있는 이 아이들을 본 기억이 있는지라
어는 공동묘지에 도착 두리번 거려본다.
역시
내가 가기는 잘 간거 같다.
이 추위에도 아랑곳 않고 이들은 씩씩하게 아름다움을 뽑내고 있었다.
그런데
그들은 하나같이 다 망자의 무덤가
아님 무덤위에
또는 옆에 자리잡고 꽃을 피우고 있었다.
그들이 계절을 잊고 아직까지 예쁘게 꽃단장하고 지키고 있은 이유는 무엇일까 ?
나는 내 자신에게 물어본다.
그리고 대답해본다.
아마 그들은 망자의 쓸쓸한 겨울은 벗하기 위하여 그럴꺼라고....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