**野生花gallery/풀과나무(濟州)

자주쓴풀/용담과

나그네/夫南基 2013. 11. 20. 05:30

 

 

 

 

<망자의 쓸쓸한 겨울을 위하여>

 

오늘도 여지없이

늘 하던 그대로 카메라를 들고 집을 나선다

엇그제 여름이였는데 가을은 실종되고 이제 겨울이다

날씨가 제법 차갑다

 

하지만 꽃쟁이 하는 일이 늘 그렇치 아니한가 ?

꽃이 없는 줄 알면서 그저 차를 몰고 나서지 않으면

몸이 수시고 온통 허리가 아프다

 

그렇치 않으면 

하루종일 집에서 뒹글 둥글 거려야한다.

그러다 그게 지루하고 따분하면 어지없이 막걸리 한잔에 시간을 보내곤 한다.

 

그러다 보면 그 하루는 그저 무의미하게 지나고 만다.

그래서 늘 나는 주말이면 차를 몰고 길을 나선다.

 

그리곤 그날

어느오름에 혹시나 철없는 꽃향유라고 볼수 있으려나 하는 마음에

터벅터벅 오름을 향해 걸어본다.

참 오랜만에 오른 오름이다.

 

그러나

꽃은 이미 다 내년을 준비하고 있었다.

오름을 내려온 나는 또다른 곳을 향하여 차를 몰아본다. 

 

그리곤

어는 바닷가 정자에서 라면을 끓이고 한끼 식사를 해결해본다.

그후 다시 차를 되돌려 왔던 길로 다시 되돌아 가본다.

 

이 역시 시간을 죽이기 위함이다

그래서 그전에 늘 늦게 피여있는 이 아이들을 본 기억이 있는지라

어는 공동묘지에 도착 두리번 거려본다.

 

역시

내가 가기는 잘 간거 같다.

이 추위에도 아랑곳 않고 이들은 씩씩하게 아름다움을 뽑내고 있었다.

 

그런데

그들은 하나같이 다 망자의 무덤가

아님 무덤위에

또는 옆에 자리잡고 꽃을 피우고 있었다.

 

그들이 계절을 잊고 아직까지 예쁘게 꽃단장하고 지키고 있은 이유는 무엇일까 ?

나는 내 자신에게 물어본다.

 

그리고 대답해본다.

아마 그들은 망자의 쓸쓸한 겨울은 벗하기 위하여 그럴꺼라고.....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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